미술관에서 별을 줍다
-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박 영 대
點 하나 굴러서 별이 된다
가물가물 떠돌이별이 된다
꽃밭 기웃거리다가
강가 기웃거리다가
바람 치는 언덕에 머뭇거리다가
어둠에 어둠을
빛에 빛을
點 찍고
실날같은 울음 운다
익숙한 어둠에 자리 틀고
지친 걸음 멈추고
무엇보다 가슴 풀어놓고
깊은 속내 드러내고
무거운 침묵의 짐 벗어놓고
점 하나하나 귀향한다
차르르 부어놓고
業障 하나하나 가려내도
빛의 횡포에 딱 걸린 허망한 뭇별
서럽게 차갑다
둥굴게
둥글지 않게
떠돌 수 있어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내리막길
낮은 미술관에서
碧靑 살아서 반짝이는
초롱초롱한 낮별을 줍는다.
* 김환기 작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에서 차용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