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미술관에서 별을 줍다

아리박 2009. 11. 10. 13:29

미술관에서 별을 줍다

 

                        -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박  영  대

 

點 하나 굴러서 별이 된다

가물가물 떠돌이별이 된다

 

꽃밭 기웃거리다가

강가 기웃거리다가

바람 치는 언덕에 머뭇거리다가

 

어둠에 어둠을

빛에 빛을

點 찍고

실날같은 울음 운다

 

익숙한 어둠에 자리 틀고

지친 걸음  멈추고

무엇보다 가슴 풀어놓고

깊은 속내 드러내고 

무거운 침묵의 짐 벗어놓고

점 하나하나 귀향한다

 

차르르 부어놓고

業障 하나하나 가려내도

빛의 횡포에 딱 걸린 허망한 뭇별

서럽게 차갑다

 

둥굴게

둥글지 않게

떠돌 수 있어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내리막길 

낮은 미술관에서

碧靑 살아서 반짝이는

초롱초롱한  낮별을  줍는다.

 

 

                                       * 김환기 작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에서 차용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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