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꽃장

아리박 2009. 10. 21. 11:05

                    박영대

 

봄볕에  이별처럼 죽은 것들이 살아 난다

살아있는 것들이 잠을 깬다 눈물처럼

사라지기 위한  몸짓에  움이 트고

언 몸 녹아 움직거리는

산 것들의 꽃 마중

 

봄볕의 애무로  시작되는  솜털들의  발기

모두 느끼는  오르가슴이 다 다르다

어떤 놈은  잎이 먼저 오르고

어떤 놈은  뿌리가

또 어떤 꽃은  색색이 올라 화냥년이 되고

 

그 동안  애써 기다라던  화려한 꽃들

제 색갈로 부끄러워 한다

단번으로  끝나는  꽃들의 하룻밤

피고

지고

 

보면  꺾고 싶고

보이면  내주고  싶은  가슴골

그렇게 숨기고도 내 보이고 있다

 

지면서  보여 주는  서러운 꽃비

내 몫은  다른 꽃을 위해  떨어져 주는 것

 

나면서 생긴  상처 치유하지 못하고

채 피어 보지도 못하고  쌓이는  주검들

 

꽃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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