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어린 소나무를 옮기며

아리박 2009. 10. 13. 12:25

어린 소나무

 

                      박영대

 

언제 커서 재목이 되나

목줄 채워지는 길들이기

 

잡풀에 채이고

밑돌에  막히고

그늘에서 헤매다

 

잘려  다리  꺾여도 보고

밟혀  허리  굽혀도 보고

 

집안으로 들어오기만 하면

재목이 되기보다

견뎌내야 할 뼈 부서지는 소리

 

바위틈에 뿌리 내리기

누군가의 눈에 띄기

바쁘게 길들이는 억지 때문에

어깨가 꼬여  단풍 들고 있다.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해의 여명  (0) 2009.10.21
꽃장  (0) 2009.10.21
아내의 외출  (0) 2009.10.21
아리산방  (0) 2009.10.02
잔설  (1) 2009.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