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동해의 여명

아리박 2009. 10. 21. 11:50

동해의 여명 / 박영대

                      

태우라!

 

태우라

저 바다 끝부터

 

바람도 태우라

어둠뒤에 숨은 별빛까지도 찾아서

 

옷을 벗는다

부끄럼이 오른다

아랫 몸부터 천천히그리고 뜨겁게

 

힘겹게 지르는 바다의 함성

섬을 감고 비트는 바다의 힘 줌

갯바위에 버텨서 지탱하고 있는 바다의 참아 냄

 

낮을대로 낮은 수평과

깊을대로 깊은 수심의 혼수 상태

 

젖는다

닦아 낼 구름에 스믈스믈 빛빛으로

쓸리는 어둠과 춤추는 여명이 함께

숨이 젖고 모두가 젖는다

 

기다리던 조용한 꿈은 어디 갔느냐

터질 듯 간절한 팽창

 

마침내 불씨

참다가 쏟아내는 초야의 파정

                                           

 

 

 

*** 시작 메모

          금강산 콘도에서  맞이하던  바다 끝으로 부터  햇살의 환희가 아작까지 가시지 않은 듯 합니다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어린 시절로 돌아가  캠퍼스에서 공부하고  사귀었던  정을  이렇게 잊지 못하는 것은  분명  우리 모두  정에  굶주린  사람들임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만나면 즐겁고 안보면  보고 싶은  부담없는 우리사이

주어도 좋고  안 주어도 좋은 허허실실  우리사이

 

고성에서  격의 없었던  우정이 생각납니다

그때  느낌을  적었던  작품을  진즉 보냈어야  하는데  게으른 탓으로  오늘에야 보냅니다

그날 아침  침대맡에  둘러 앉아서의  터오는 새날을 맞으면서 시낭송은  압권이었습니다

 새해를  맞은 즈음에 " 동해의 여명" 이라는  제목이 자못  어룰린듯 해 보이기도 합니다

다가오는  새해에  저 동해에서  터오르는  찬란한  여명처럼  붉게 맞이하시기를 빕니다

                                                    

                                                        새해 원단    박  영  대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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