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해동

아리박 2015. 3. 4. 07:58

해동

                   박 영 대

 

동장군 불러다가

무릎 꿇어 앉히고

회초리를 들었다

 

죄 없는 농부 옥토를 짓지 못 하게 부박한 경작 방해죄

일년초 풀뿌리 얼려 죽인 살초죄

나무에게 대뜸 다그쳐 옷 다 벗긴 몹쓸 추행죄

뜬금없는 북풍으로 소문 날조한 민심 소란죄

 

물 노래 돌 노래 바람 노래 사생활 방해한 훼방꾼

밤새 그 어린 별 바깥에 세워두고 벌벌 떨게 한 유아 학대

산비알 노루길 얼린 비탈길 교통 유발죄

긴 겨울 가난한 들짐승 배 골린 구휼 방해죄

 

죄목 일일이 따져 문초하니

그래도

고개 푹 숙이고 지 잘못 반성하는 품이

용서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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