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

풍란과 돌 하나

아리박 2013. 7. 25. 12:26

풍란과 돌 하나

 

목부작 풍란이 꽃을 피웠다

소엽풍란 한 무더기와 대엽풍란 한 주가 삭아가는 세월의 가시만 남은 뼈목의 홈에 뿌리를 붙이고 존재로 살아나 향기로운 풍란 꽃을 피웠다

가느다란 흰실 같은 소엽 순백의 화신.

 

 저 수직으로 세워진 절벽에 몸을 붙이기 위해 점액으로 뿌리를 뿌리내린 놀라운 집착 !

떨어지지 않기 위해 더 많은 인내와 질긴 신독으로 순천하는 지족으로 겸양의 청심 맺혀 있다

길게 늘어뜨린 뿌리는 물기를 찾아 틈새를 쉼없이 파고 든다

 

 이 풍란의 절박하고 고난의 벼랑을 타고 넘는 귀한 생명력을 보고 있으면 경외감이 든다

보여주기 위함이 아닐진대 보고 있는 자에게 큰 이야기를 들려 준다

 

사는 것은 이렇다는 것을..

 

 

 풍란과 돌 하나 세워 놓으니 맑은 바람이 솔밭에서 불어오네

 

 지리한 장마가 계속되는 칠월의 눅눅함이 소엽 꽃대 하나로 청갈하게 가시어진다

 

                    소엽풍란의 인내만큼 켜켜이 쌓인 응어리진 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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