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

새 식구

아리박 2012. 6. 15. 08:52

새 식구

 

수석하는 사람으로 단양에 와서 아리산방에 표지석 하나를 구하고 싶었다

 

옆지기가 샘터를 예쁘게 하나 만들면 좋겠다고해서 샘터 만들 강돌을 주으러 덕천으로 갔다.  산중에 사는 이사장이 자기 차로 실어다 준다고 해서 같이 가게 되었다

넓은 강변에 널려진 돌들이 하나같이 수마가 잘되어 석질 좋은 남한강의 강돌 밭이 펼쳐진다

여울살을 탄 강물이 시간을 돌 위에 흐르게 하여 물의 훈육으로 서서히 거친 돌들이 순해진다

수마된 돌들을 보면 교육 잘 받은 아이들처럼 반들반들 예쁘고 착해 보인다

모든 것이 세월을 안으면서 둥굴어지는 거와 같이.

 

강변 몽돌을 주워오면서 이사장이 자기가 아는 산지에 한번 가보자고 한다.  좀 더 상류로 올라가 가대리 강변에 도착하여 보니 강물이 많이 줄어 넓은 돌밭이 나타나 있다.  수 많은 돌들을 살피던 중 물가에 묻혀 있던 토중석 하나를 발견하여  밑을 슬슬 파보았더니 점점 넓어지면서  이상스러운 돌이 나타난다.  수 없이 오랜 세월을 어찌나 단단하게 굳어져 묻혔든지 빠루로도 파지지가 않은다

조금씩 조금씩 깊이 파 가면 갈 수록 나타나는 모습에 흥분이 인다. 나도 옆지기도 이사장도..

 

마음이 급해진 우리는 힘을 다해 바위 사이에 끼어 있는 돌을 끌어내느라고 힘을 쓰다가 바위 사이에 왼쪽 집게 손가락이 돌 틈에 끼고 말았다.

앗 ! 손가락에서 피가 철철 흐른다. 

아픈 줄도 모르고 손가락을 대강 묶어 지혈하고 다시 끝까지 파보았더니

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셋이서 돌을 붙잡고 오늘의 행운에 감사하는 의식을 치렀다

같이 간 이사장도 이런 돌 쉽게 할 수 있는 돌이 아니라며 축하해 준다

 

그때까지도 어떤 모양으로 보아야할지 차분하게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냥 흥분되어 돌만 보고 파고 끌어내야만한다는 일념으로 온 힘을 다해 파기에만 정신이 팔려 있었다.

꺼내놓고 보니 그야말로 일생일석. 한 점 한 것이다

나와의 만남을 위해 땅속에서 그 오랜 세월을 묻혀 지낸 인고의 세월을 기다려 준 인연에 감사한다

 

 

이사장도 아리산방 화단이 허전했는데 이 돌 세워 놓으면 괜찮겠단다

크기가  85 * 53 * 22 cm에 무게는 둘이 들어야 할 정도로 큰 정원석이다

인체석으로 아래 몸체와 목이 서로 다른 석질로 잘 생긴 토르소다

목을 둘러 흰 띠가 허리까지 단정하게 내려가 있다

몸체에는 가슴이 잘 발달된 근육이 뭉치면서 강렬한 기운을 뿜어낸다

자연스럽게 목을 돌려 포즈도 잘 잡았다

전체적인 균형도 넓은 가슴과 어깨선이 잘 잡혀 남성미를 자랑한다

검은 석질이 섞인 화강석 몸통에 목이 있는데 몸체와는 다른 석질인 오석으로 가는 목을 가진 잘 빠진 미남형이다

 

 

요즘 탐석하기 어려운 돌이다

좋은 사람 만나서 표지석이 될 수호석까지 얻고보니 오늘 하루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날인 것 같다

한동안 이 돌 때문에 흥분이 가시지 않을 것 같다

 

이 돌의 이름을 `흰 목도리를 두른 토르소'라고 명명한다

힘의 원천

토르소는 팔 다리가 없는 미완이면서 인체의 완벽을 추구한다

 

 

   흰 목도리를 두른 토르소

 

    몸통에서 우러나오는 남성미

 

   아리산방 앞에 자리한 흰 목도리를 두른 토르소

 

  초롱꽃이 밝게 불을 밝히고 환영하고 있다

 

   당당하고 의젓하다

 

   화단 가운데 자리한 흰 목도리를 두른 토르소

 

   삿갓돌과 어울리는 토르소. 동서양 결합이기도 하다

 

   삿갓석. 옥석(환영석). 토르소 셋이서 아리산방에 함께 하고 있다

 

  삿갓석을  화단으로 옮겨 놓았다

 

   옥석(환영석)이 현관 입구에서 방문객을 영접하고..

 

  새 식구로 한데 잘 어울러지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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