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산방(단양)

단양의 아리산방

아리박 2009. 9. 23. 23:53

 

   (  아리산방 )     



             단양에  작은  오두막. 

 

        2009.  9.  9  오전 9시  단양군 단성면 선암계곡에  자그마한  보금자리 하나 세우다


       단양8경 중 의좋은 형제처럼 3경이 모여있는 선암계곡의 물길은  월악의 넉넉한 품안에서 태동하여 크고 작은 골짜기 골짜기를 적시고 

 

      맏형격인 기암괴석 상선암 구비를 돌아 가문의 위세를 당당히 뽐내고는 

수줍은 듯 살짝 숨어 있는 둘째집 중선암을 찾아 터를 씻어 가세를 둘러보고

 

     또 그냥가기 아쉬워 옆허리에 도락산을 껴안고  길섶에 숨어 있다가 깜짝깜짝 튀어 나오는  구비구비길 바위들의 놀래킴을 받으며 숨바꼭질로 이어지고 

 

     막내 하선암의 오밀조밀한 절경을 재롱삼아 홍암교 가로질러 계곡길을  농유하듯 내려오다가 다소곳한 시영내 산골마을 옹기종기 모여있는 산자락밑에 오똑한 모습으로 아리산방 자리하고 있다 

 

    연달아 이어지는 냉천 약수터와  소선암을 거친 물줄기는  어느덧 강물의 크기로 자라   충주호수와 접해져 남한강을 이룬다 

 

   옛부터 잠유낙원(岑遊樂園)으로 선인 묵객들의 체취가 남아있어 말그대로 선암의 계곡에 미혹한 심신 맡겨보려고 오두막에 방 한칸.   오늘 만들고 불을 밝힌다.


          그간의  우여 곡절도 있었으나  작고  깜찍한  모습을  제자리에 앉혀 놓고 보니 귀엽고 예쁘고  푸근하다. 


      선인들이 노닐었던 경관 수려한  이 곳에  혼자만의  공간을  마련한다는 것이 어쩌면 지금껏  보잘것 없이 허접하게만 살아  온 내게  있어  욕심이고  분 넘치는 사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부디 이 산방이  도회에서 찌들고 억매이기만 했던  지금의 나를  더욱 열린 자연인으로  화동순리하는  단초가 되기를  바래 본다


      공사를 맡아 준 가나스틸(주)  사장.  여러 가지 주문이 많아서  조금은  힘드셨을 줄 안다.  착하고 성실한  성품 그대로 잘 만들어 주어  고맙다


      작은  오두막이지만  내가  나 자신에게 해 준 가장 큰 선물이기에  조바심으로 여러 가지 요구가 많았음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이제  내가  이 곳에서  제 2의 생을 보내려고 하는  생각이  건강 허락하고  집필의 샘에  물기 마를 때까지 변하지 않기를  자신에게  당부해 본다


       이 오두막이 지어지기까지  고와 낙을  같이하며  옆에서  힘과 용기를  보내준  아내(오미자여사)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아리박.   박영대가  늙으막에  몸을  의지할  거처.  


               이 은처를  아리산방이라 이름한다   

 

 

 

 

 

 



 

 

 

 

 

 

    ***  갓 태어난 선암계곡의 아리산방

 

 

 

 


        ***  첫 불 밝힌 아리산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