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들 세상
근 한달만에 아리산방에 왔더니
주인 없는 집 마당에 잡초들이 제 세상을 만났구나
아무도 없는 곳에 먼저 뿌리 내리고 키 키우면 제일인 듯
클로버 개망초 애기똥풀 민들레 쑥 제비꽃 저마다 자리 잡고 제 안방인 듯 하고 있다
장미는 한창을 넘어 꽃잎이 지려는 듯 꽃빛이 부옇게 바래간다
지난번에 갈 때 꽃이 머물러 있었으니까 제 아무리 화려한 꽃도 한달이면 저리 미모가 지는 것을.
복분자는 넝쿨을 제 멋대로 뻗어 산발하고 거기에 몇개의 알맹이를 달고 있다
텃밭에 뿌려 놓은 고추는 커서 고추 몇개를 달고 있고
상추는 동이 서서 올라와 버렸다
청채라고 해서 심었는데 이건 유채꽃처럼 키만 커서 꽃이 피었으니 채소로는 쓸 수 없다
작물도 키우면서 옆에서 보살펴 주고 김매 주어야 제대로 크는 이치는
자식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햇살 가시면 잡초 뽑고 고추 지지대 묶고 할 일이 태산 같다
옆지기는 땡볕인데 벌써부터 일할 준비를 하고 있다
얼마나 몰아 부칠려고 저러나 모르겠다
한달 비웠을 뿐인데 마당에 무성한 잡초들
자리한 모습이 제 안방인 듯 편안하다
꽃대만 머물렀던 장미가 꽃잎을 날리고 있다
복분자가 제 멋대로 가지를 펼치고 열매를 몇개 달고 있다
텃밭에 심어 둔 작물들이 한달만에 제 멋대로 커 버렸다
청채라는 채소인데 무슨 채소인지 알 수가 없다
상추는 동을 세워 제 생식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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