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설야

아리박 2011. 2. 28. 11:50

 

설야 / 박영대

 


무심한 적막에 귀 열고 오시기를

뜬금없이 찾아온 눈 쌓인 밤에

가로등 뒤척이는 꽃 무늬 잠옷

 

소리없는 목소리 두어 계절 건너서

그런 적 있었는지 잊힐만해서야

어둠속에 희미해진 꽃으로 웁니다


철새 떠나간 길목에

멀어져 간 뒷모습 세월로 굳어

부옇게 휘날리는 바람 끝 하얀 나무


그립다 휘몰아 치는 종소리

전해줄 말 다 모아서 뿌린 허공에 


그 높은 곳까지 마른 정 끌어다가

참을 수 없어 부서진 바람으로

저리 다 무지하게 쏟아내고서


내일은 어찌하시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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