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이부자리

아리박 2011. 4. 22. 18:41

이부자리 / 박영대

                              

 

개어있을 때는 아버지

깔면 어머니

자식들 맨몸에 온기를 깁는다

 

한 땀에 울고

한 땀으로 꽃 피워

짝 맺게 하고

또 한 땀으로 새집 떠나보내는 손매듭

 

손 아니면

맨손 아니면

덧나는 민감한 흔적

태운 재로 소독하고 있다 

 

발하지 않은 달항아리

눈부심 걷어내는 도공의 또 한 땀

재 속에서 찾아낸 달빛

밤을 모아 젖내 적시고 있다

 

뒤트는 잠결

걷어차는 꿈

찬 모서리 고이 감싸 다시 덮는다

 

옷 벗는 가벼움으로

오늘도 너를 깔고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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