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자리 / 박영대
개어있을 때는 아버지
깔면 어머니
자식들 맨몸에 온기를 깁는다
한 땀에 울고
한 땀으로 꽃 피워
짝 맺게 하고
또 한 땀으로 새집 떠나보내는 손매듭
손 아니면
맨손 아니면
덧나는 민감한 흔적
태운 재로 소독하고 있다
발하지 않은 달항아리
눈부심 걷어내는 도공의 또 한 땀
재 속에서 찾아낸 달빛
밤을 모아 젖내 적시고 있다
뒤트는 잠결
걷어차는 꿈
찬 모서리 고이 감싸 다시 덮는다
옷 벗는 가벼움으로
오늘도 너를 깔고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