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낙엽형

아리박 2010. 10. 30. 04:09

낙엽형

 

낙엽 지는 숲속에서 나무와 나란히 앉아 기다려 보면

 

떨어지는 삶이 하나도 같지 않다는 것을 금방 알겠더라

 

툭.

 

가지에서 상당한 하직예절 갖추고 나서는 가정교육 잘 받은 양반규수형

 

소복 치마 둘러쓰고 평생 정한 간직한 채 수직 낙하 자결하는 수절과부형

 

친구따라 강남 간다 울긋불긋 단장하고 색색이 차려 입은 팔랑팔랑 강남가시나형

 

바람에 바람 난 아가씨 짧은 치마 찢은 바지 궁둥이 살랑살랑 흔들고 가는 바람쟁이형

 

평생을 두고 단 한번 극지로 가는 길인데

 

원한 풀어 줄 꽃상여 매고 구천구원  북망산천 망혼가를 불러 줄까나

 

삐까 뻔쩍 명품 차림으로 바람 타고 빵빠레 울려 콩그레츄레이션을 외쳐 줄까나

 

가지 끝에서 땅에 떨어지는 그 순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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