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가는 예사 소리
박 영 대
쭉 뻗은 벌판 고향 가는 KTX 달리고 있습니다
칙칙폭폭에서 사르르르
예사소리로 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가지 끝에 매달린 마른 기억 하나
떨어지다가 붙잡고 있는 늦 계절 완행열차
한 겨울 질곡의 다리 건너 수술대에 눕혀 놓고
병원비 걱정 했던 형편이 덜커덕 한 옥타브 올랐다가
예사소리로 돌아 옵니다
오금에 업고 건넌 평생 못지운 수술자국
영산강 터널 희끗 돌아나온 갯펄의 세월
풀빵 하나 안 사먹고 자랐어도
쭈삣 벗어나지 않게 자란 감자
여기서도 저기서도 사계절 견딘 단맛이 괜찮다합니다
어린시절 통학길에 남긴 자리 번뜩 쉰 해 지나
엄하게 혼줄나면서 촐겨낸 가지치기 덕분에
남의 말 무서운 줄 알라고
혼자만 아는 낫질에 묶이지 말라고
학날개 큰 몸짓만 보여준
긴 다리 넉넉히 쓰일 말씀
읍 친 수신제가 떠올립니다
* 아버지 호가 鶴隱이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