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한 몫
박 영 대
떼지어 날으는 꽉 막힌 늙은 안부
안전밸트 맨 우체부 ㅅ자 가방끈이 부럽다
압록강 돌아서 한겨울 피해 서울 찾아와
한강 가로질러 강변길만 엿보고 있었느냐
진짜 서울은 홍대앞 카페에서 춤추고 마신
오천원 끼니 삭이는 이방인의 둥근 입천장
자본주의 그물망에 걸린 한치떼
쳐다만 보고 말 일도 아니면서
누구 말도 안 듣는 새벽을 예약해 두었는가
짧아진 조석으로 찬 바람 성질만 드러나고
다 보여줄 수 없어 기다리다 지친 서서울 하현달
날개 뒷자리 긴 줄에 기차칸 한 칸씩 더 만들어
어긋 난 갈림길 막혀서 풀지 못한 남과 북
차이 난 불감 통증지수를 말해주면 안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