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나는 사과꽃
박 영 대
뭣 땜에 감추는지 눈길 피하는 해질녘
하루하루 넘어가는 저녁노을 겪다보니
낯빛만 봐도 진도 얼마나 뺐는지 뻔히 보이는데
바람색색 모아다가 속셈 둥글게 익혔었구나
꽃보다 훗날을 내다본 당찬 눈썰미
하얀 바탕에 감았다 뜬 눈썰미
까치 부리로 찍은 깨진 달빛조차
숨소리 다급한 바람의 하루
아직도 주지 못하고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그러고도 흔들릴 가을까지는
반튼만 바라보고 싸놓은 속내
생각나면 풀었다 맨 초승달옷고름
둥근 세상 모든 꼭지는 너의 매듭으로부터
아무 일 없다고 속으로 아끼고 채운 사연
부끄러움 키운 입술은
흑백으로 살린 빨강이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