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망사 春望詞 동심초 同心草 설도 薛濤
"꽃잎은 하념없이 바람에 지고~"
봄이 오면 애틋하게 부르는 가곡 동심초는 중국 당나라의 여인 설도의 춘망사라는 시에서 3번째 연을 김억 金億 ( 호 안서岸曙), 본명 김희권金熙權 )이 번역하고 김성태가 작곡한 노래이다
춘망사春望詞 봄을 기다리며 / 설도薛濤(당唐770?~830)는 당나라 기녀이며 자는 홍도라고 한다
춘망사春望詞
우리가 알고 있는 동심초同心草가 바로 이 설도의 춘망사 중 3번째 시
풍화일장로風花日將老 /
가기유묘묘佳期猶渺渺 /
불결동심인不結同心人 /
공결동심초空結同心草
를 김소월金素月의 스승이신 김억金億이 번역하고 김성태가 작곡한 노래입니다.
김억이 여러 출판물에 같은 시를 다르게 번역한 것을 모아 우리가 부르는 가곡 <동심초>의 1절과 2절의 가사로 붙였다
꽃잎은 하욤업시 바람에 지고
만날날은 아득타 기약이 업네
서로서로 맘과맘 맺지 못하고
얽나니 풀잎사귀 쓸데잇는고
(중외일보, 1930. 9. 4)
꽃잎은 하욤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날은 아득ㅎ다 기약이 없네.
무심ㅎ다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가피의 풀잎만 뭐라 맺는고.
(학등, 1934. 6. 6)
동심초 1절
꽃잎은 하욤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맘은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랴는고.
(망우초, 1934. 9. 10)
동심초 2절
바람에 꽃이지니 세월 덧없어
만날길은 뜬 구름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맘은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풀닢만 맺으랴는고.
(동심초, 1943. 12. 31)
당시에 시작詩作이나 번역시飜譯詩의 개작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어찌되었던 이 동심초를 한시 번역의 최고봉이라고들 말합니다.
여기서는 또 다른 한시의 맛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춘망사春望詞 봄을 기다리며 / 설도薛濤
其一
화개부동상花開不同賞 꽃 피어도 함께 즐길 수 없고
화락부동비花落不同悲 꽃이 져도 함께 슬퍼 못하네
욕문상사처欲問相思處 묻노니, 그대 어디 계신가
화개화락시花開花落時 꽃 피고 또 지는 이 시절에
其二
람초결동심攬草結同心 풀 뜯어 동심결로 매듭을 지어
장이유지음將以遺知音 그대에게 보내려 마음먹는데
춘수정단절春愁正斷絶 그리워 타는 마음 잦아질 즈음
춘조부애음春鳥復哀吟 봄새가 다시 와 애타게 우네
其三
풍화일장로風花日將老 바람에 꽃잎은 날로 시들고
가기유묘묘佳期猶渺渺 꽃다운 기약은 아득히 먼데
불결동심인不結同心人 한마음 그대와 맺지 못하고
공결동심초空結同心草 공연히 동심초만 맺고 있다네
其四
나감화만지那堪花滿枝 어쩌나 가지 가득 피어난 저 꽃
번작양상사翻作兩相思 날리어 그리움으로 변하는 것을
옥저수조경玉箸垂朝鏡 거울 속 옥 같은 두 줄기 눈물
춘풍지부지春風知不知 바람아 봄바람아 너는 아느냐
其一 ~ 其四 이와 같은 번역은 보통 사람들이 한문을 번역하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유난히 3구는 네 번에 걸쳐 1930년, 1934.6월, 1934. 9월, 1943년 번역을 다시 해서 발표하였습니다
설도薛濤(768?~832)는, 중국 당唐나라 때의 기녀妓女이며 여류 시인입니다. 자는 홍도洪度. 장안 사람으로 아버지 설운을 따라 성도成都에 왔다고 합니다.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음률에 밝아 나이 8세에 시를 지었다네요. 그러나 14세에 아버지가 죽고 가세가 기울어 16세에 기녀가 되었다.
기녀로써 설도는 당시 검남서천절도사로 성도에 부임해 온 무원형, 이이간, 단문창段文昌, 이덕유 등의 명사들과 교류하였답니다. 특히 설도가 열여덟 살 때 서천절도사로 부임해 온 위고韋皐라는 이는 그녀를 몹시 아껴, 막부幕府에서 여는 연회에 그녀를 자주 불러 시를 짓도록 하였으며, 조정에 비서성秘書省의 교서랑校書郞 직에 임명해달라는 주청을 올리기도 하였는데, 주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이후 그녀는 문인들로부터 여교서女校書라 불리게 되었답니다.
그러나 나중에 위고의 조카 위정관이 과거에 급제해 관리가 되었을 때 설도가 그에게 보낸 구애求愛의 시가 위고의 귀에 들어가게 되고, 위고는 설도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그녀를 송주松州로 보내버렸습니다. 송주에서 설도는 십리시十離詩를 지어 위고에게 용서를 구했지만, 위고는 설도를 성도로 불러들이는 대신 기적妓籍에서 지우고 막부에서도 내쫓아버렸습니다.
이후 성도에 감찰어사監察御史로 부임해 온 원진元鎭과 알게 되어 4년을 보냈는데, 설도가 먼저 원진을 떠나고 원진도 다른 관직에 임명되면서 장안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금강 포구에서 배를 타고 출발하는 원진을 설도가 만나러 왔지만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헤어졌고, 원진이 떠난 뒤 설도는 사랑의 시를 써서 원진에게 보냈으며 원진 역시 기증설도寄贈薛濤라는 시로 대답했지만, 이후 원진이 새 부임지 절강에서 유채춘이라는 연극배우와 사랑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된 설도는 이후 다시는 남자를 만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고 합니다.
만년에는 여도사의 옷을 입고 벽계방에 살면서 음시루吟詩樓를 세웠다고 하네요. 설도의 무덤은 중국 쓰촨성(四川省) 청두시(成都市) 우허우구(武侯區) 망강로望江路에 조성된 망강루공원望江樓公園 북서쪽 대나무 숲 속에 있으며, 묘비는 그녀의 묘지명과 함께 당시 검남절도사로 있던 단문창이 서천여교서설도홍도지묘西川女校書薛濤洪度之墓라고 써 주었다고 합니다. 1994년에 다시 '당여교서설홍도묘'唐女校書薛洪度墓라고 쓴 비석이 세워졌다고 하니 혹 여행길이 있으면 찾아 볼 일입니다.
설도의 문집으로 《금강집锦江集》 5권이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전하지 않습니다. 《전당시全唐詩》에 그녀의 시 한 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완화계浣花溪에 머물면서 그녀는 백거이白居易・원진元鎭・우승유牛僧孺・영호초令狐楚・장적張籍・두목杜牧・유우석劉禹錫 등의 문인과도 교류하며 명기名妓로 알려졌습니다.
장위張爲가 지은 시인주객도詩人主客圖에는 설도의 시를 청기아정清奇雅正이라 평하며 가도賈島・방간方干・항사項斯 등과 같은 반열에 두었습니다. 원元의 신문방辛文房은 설도의 시를 두고 「정情이 필묵에 가득하고 한원숭고翰苑崇高하다」고 하였으며, 청清의 《사고제요四庫提要》에서는 「주변루籌邊樓」라는 시에 시정의 여성으로는 보기 드문 우국憂國의 정이 담겨 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설도가 사천성 성도에 돌아와 완화계에서 음시루를 짓고 살았는데 대나무를 좋아했다. 지역 주민들이 종이 만드는 것을 보고 배워 목부용 껍질로 붉은 색 종이를 만들어 그 종이에 시를 쓰곤 했답니다. 《운부군옥》에 따르면 설도는 보통의 종이 폭이 너무 크고 넓다며 작고 가늘게 줄인 종이를 만들었으며, 훗날 사람들은 이 종이를 설도전薛濤箋, 설전薛箋 또는 촉전蜀箋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진한 붉은색으로 색이 예쁘고 크기도 아담해 이 종이에 연애의 시를 써서 보내는 것이 유행이었다고 하네요. 망강루공원望江樓公園 안에는 설도가 설도전을 만들 때 물을 길어다 썼다던 우물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동심초 」는 식물이름이 아니고 「사랑 편지 연서」라는 말입니다
설도의 춘망사에서 동심초(연서 사랑 편지), 동심쇄(사랑 열쇠) , 동심연(벼루), 설도전(꽃종이), 동심결(매듭), 설도주(술), 설도정(샘)이란 말이 생겨나게 되었다
시인이 사랑한 천년 여인이다
동심초
설도(시 춘망사) 김억 번역 김성태 작곡
[1절]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風花日將老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佳期猶渺渺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不結同心人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空結同心草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空結同心草
[2절]
바람에 꽃이 지니 세월 덧없어 風花日將老
만날 길은 뜬구름 기약이 없네 佳期猶渺渺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不結同心人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空結同心草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空結同心草
실버들에 관한 김소월의 서사
김소월의 스승인 김억이 춘망사(동심초)를 번역할 때 옆에 있었던 김소월이 여러가지로 함께 지켜보면서 배우기도 하고 돕기까지 했으리라는 추측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소월이 범상한 인물인가
그런 소월의 머리속에는 동심초에 걸맞는 봄의 노래가 늘 머리속에서 맴돌고 있었으리라
이때 실버들이란 시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한다
평양의 별칭이 柳京(류경)이다
옛날 평안도 사람들의 기질이 너무 강하다 해서 정서를 유화 시키기 위해 평양에 수양버들을 많이 심었는데 그래서 류경 이란 별칭이 생겼다고도 한다
수양버들의 다른 이름 실버들의 이미지는 가는 봄이다.
어떤 이는 꽃이 지는 모습을 보고 봄날은 간다고 노래를 했건만 같은 뜻 다른 의미 실버들 천만사 연둣빛 새순을 물고 가녀린 줄기를 늘어뜨리니 부는 바람에 물결이 치듯 일렁이는 실버들 가지, 마치 가는 봄이 연상되었던 모양이다.
엊그제 내린 비로 봄물은 작은 하천을 흘러내리고 물가의 실버들 가느다란 가지마다 실바람이 감도는 신록의 오월이다.
실버들 그늘 넘어 언덕 높은 곳에는 찔레꽃이 하얗게 꽃잎을 물었고 개울가 작은 밀밭에는 이삭이 패기 시작하니 아마도 먹이가 풍족해진 종달새가 반가움을 더 하는 요즈음일 것이다
실버들 - 또 하나의 춘망사(동심초)
실버들을 천만사 늘여 놓고도
가는 봄을 잡지도 못한단 말인가
이 내 몸이 아무리 아쉽다기로
돌아서는 님이야 어이 잡으랴
한갓되이 실버들 바람에 늙고
이 내 몸은 시름에 혼자 여위네
가을바람에 풀벌레 슬피 울 때엔
외로운 맘에 그대도 잠 못 이루리"
- 김소월 -
이렇게 또 한 계절이 물러가고 있다
장미꽃이 피기 시작하고 송화가루 날리는 5월의 봄날 실버들 가지마다 사연을 물고 가니 가는 봄은 아쉬움이 더 할 것이다.
동심초 - 안타까운 사랑의 노래 ! (youtube.com) 송광선 조수미
동심초 설도 시 김성태 곡 Sop 이윤숙 (youtube.com) 소프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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