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출렁이는 바다 / 박영대
한결같은 웃음기를 걷어내고 짠맛 같은 너의 어제를 건져내야 할 시간
가깝게 눈을 맞추고 말 건내고 싶어 조급해진 노을빛
꿈틀대는 몸짓을 도외시하고 크게 출렁이는 걸 알아차리기에는 쉬운 일이 아니다
바다가 두 번째 출렁이기를 기다린 적이 있다
정신줄을 빠뜨리고 절반을 포기하려 했을 때 어렴풋이 떠오른....
그렇지, 썰물을 기다려 개펄의 회복을 찾아
차분했으면 절반은 싱싱한 기억으로 절약할 수 있었을 텐데
왔다간 줄 모르는 첫번째 파도를 놓치고 다음 파수를 기다리며
낯선 모성이 품어주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바다를 사서 먹고 사는 사람과 바다를 파먹고 사는 사람은 같은 신발을 신지 않는다
그녀의 한 달 생리를 기억하고 그에 맞추는 대화는 따라갈 수 없는 한계다
글로 읽은 바다가 몸으로 배어나기까지 어쩔 수 없는 간만의 차이는 뒤축 닳은 신발이 안다
첫번째 출렁이는 시간은 3시 48분이었는데….. 이미 늦은 그녀의 아침을 찾아가 본다
연인 차림의 동 트는 해조는 요동치는 붉은 갈매기의 먹이 다툼이었다
두 번째 바다는 갯뻘 차림으로
무슨 말로 그렇게 회유하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