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껍질 속

아리박 2022. 1. 17. 12:06

껍질 속

 

                              박 영 대

 

오늘도 너만은 믿는다

 

의심으로 시작하는 하루 일과

눈물이 배지 않는 웃음을 의심하고

대륙을 돌아온 철새의 행적을 의심하고

웃고 있는 메뉴판을 의심하고

무백신 접근을 의심하고

걸려온 전화번호를 의심하고

 

단 한가지

껍질은 의심을 숨기지 않는다는 믿음은

아직 깨지지 않았다

 

식물성 껍질을 믿는 것처럼

내일도 믿고 싶다

 

너에게 다가가는 마지막 안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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