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화가의 여인. 장수현 김흥수 예술의 영원한 동반자전

아리박 2016. 6. 2. 10:28

화가의 여인, 고 장수현 화가 회고전

 

장수현 김흥수 예술의 영원한 동반자전

2013. 10. 17 ~ 12. 7

 

고 장수현 화가 1주기가 됐다

장수현 화가 하면 김흥수 화백이 있고

김흥수 화백 하면  장수현이 있다

 

이 부부가 만나면서부터 세상의 이목을 끌었는데 43년 차이가 나는 노 화가와 젊은 제자 부인이란 눈총 때문이었다

그러나 꿋굿하게 결혼 생활을 지켜온 부부는 세상의 이치와는 맞지 않게 젊은 부인이 먼저 세상을 떠났다

저 세상으로 먼저 보낸 부인을 추념하는 오늘 노화백은 부인과 함께 자리하지 못하는 전시회를 연다

 

가까이서 본 장수현은 김흥수 화가의 미술이 전부였다

김흥수 화가가 파리에서부터 명성을 얻은 대화가였지만 장수현이 없었다면 그의 미술세계를 체계화하고 정리하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여인으로서의 소소한 행복은 젖혀두고 오직 김흥수 미술과 결혼한 것이다

언제나 김흥수 옆에는 그녀가 있었고 부인이고 조수고 관리자였다

요즘 아내들이 남편 알기를 우습게 여기는데 그녀는 내조자로서 지극 정성을 다했다

그런 면에서 김흥수 화백을 행복한 남자다

 

 

내가 본 그림 중에 김흥수만한 그림을 아직 보지 못했다

천재적인 도형과 색의 선택,  미술의 최고봉이다

그의 음양 조형주의가 파리에서 인정받은 것은 다른 화가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예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술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이 없는 나로서는 미술학적으로 평을 할 처지는 아니지만 김흥수 작품을 보고난 후 다른 그림을 보면 느낄 수 있다

그림에는 살아있는 기운이 있다

 

나는 운이 좋게 일찍이 김흥수 미술관을 무시로 드나들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장수현 관장와 아는 사이였기 때문이다

평창동 미술관을 지으면서 공무원들의 고압적이고 꽉 막힌 행정절차 때문에 고통을 당했던 애로를 나에게 털어놓기 일수였다

그녀가 세상을 떠나고 평창동 미술관도 다른이에게 팔렸다고 한다

참 아쉬운 대목이다

 

언젠가 내게 한번 만나자는 전화를 해 왔다

꼿꼿한 자존심이 강했던 그녀는 어지간해서는 먼저 전화하는 예가 없었다

미술관으로 갔더니 그림 한점을 사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때 김흥수 화가의 그림 가치에 대한 문외한인 내가 들은 금액은 나에게 불감당이었다

그때 장수현 관장이 하는 말은 이 작품을 다른 사람에게 파는 것 보다 그간 알고 지내던 당신에게 소장시키고 싶다는 것이었다

언제든지 다시 환매할 수 있도록 자기가 보증하겠다는 것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돈이 적어 불편을 느끼거나 거리껴 본 적이 없다

특별히 많은 돈을 쓸 데도 없을 뿐더러 그저 내가 쓸 수 있는 만큼은 가지고 살았으니까

그때 처음으로 내가 좀 더 가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던 때이다

 

대답을 못하고 끙끙대다가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하고 뒷걸음쳐 나온 기억이 난다

그런데 김흥수 화백의 그림을 보면 확연하게 뭔가가 다르다

 

오늘 노 화백이 아내를위한 전시회를 열고 있다

그의 곁을 그림자처럼 지키며 수발해준 아내의 빈 자리가 누구보다 컸을 노 화백의 텅 빈 허무함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이 글을 예전에 써 놓고 아직 포스팅하지 못하고 있었다

 

 

 

 

 

 

 

 

 

 

 

 음양 뒤의 그림자 

                    -  고 장 수 현 선생을 기리며 -

                                박  영  대

 

그늘빛 걸음 하나 빨려 들어와

동굴안에서 허우적 정신 잃은

몸짓으로 걸친 한복치마저고리

 

산중의 어지간히 구부러진 붓길 아님

신앙보다 깊은 헛디딘 믿음 알았지만

맨발 내친 허공 속 질주 그침이 없었다

 

자궁 하나면 다 키워낼 줄 알았는데

생채기 뜯어내는 성한 몸 하나로

구름 뒤에서 별자리 받아 내고 있었다

 

동굴안에서 헤맬 줄 모르는 빛 없는 출구  

막막한 화선지에서 사리빛 더듬거리며

어긋난 붓질을 그날까지 지켜내고 있었다

 

어울리지 않는 음양

어울리는 면분할

조형주의*를 맨 몸으로 짜 맞추고 있었다

 

색이 가르는대로

길고 짧음

받아 적는 그림자 뒤의 동반

 

 

              *** 조형주의 :  화가 김흥수의 음양조형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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