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목장에서
박영대
성숙한 바닷바람이었다
정숙함 하나로 지켜내고 있는 태백산맥을
애무의 손놀림으로 옷을 벗겼다
골과 능선을 타고 넘어
허리가 요동친다
숨소리 가쁜 파동
거기에는
곱게 닦아놓은 밤의 길이 초원이었다
양 떼가 되새김하는
순한 풀들이 일어서고 있었다
부드러운 것이
강하다는 팻말을 높이 쳐들고
살아 움직이는 거대한 팔뚝이 팔랑개비가 되는 거시체험
발자국은 단지 흔적에 지나지 않았다
싹을 틔우려는 자 이곳으로 오라
발기한 숫바람이 블루오션 울타리를
단단히 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