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풀 / 박영대
초등학교 동창회 날
고만고만 모였다
까까머리 털보숭이
달랑달랑 흔들어대고
강산이 제법 바뀌었는데도
교복만 벗었을 뿐
식당안이 멍멍멍 흔들린다
교실에서 떠들어대던 아이는
아직도 입거품 그치지 않고
앞자리 앉았던 우등생 애들 때맞춰
한쪽 다리 들고 오줌 싸며 친구를 부른다
계집애들 쫓아다니던 아이는 여전히 여자애들 한가운데다
세상 바람 다 겪고 난 숯불 같은 객지에서
킁킁킁 코 들이밀며 키재기하고 있다
강아지가 자라서 똥개도 되고
경비견도 있고 안내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