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수확 / 박 영 대
뙤약볕 식혀서 태양초로 말린 노을 서 근
산골 처자 옷고름 푼 도라지 젖물 두 종지
가을 바람 같이 쓰고 달고 시고 짠 오미자 분홍빛 향기 다섯 마당
봄꽃 노랑노랑만 솎아다가 안에 채워 익힌 참외 풋사랑 네 개
어둠속에서도 부끄러운 숫말 거무퇴퇴 가지 민망 한 자 가옷
졸래졸래 새끼들 손 잡고 친정집으로 몰려드는 고구마네 식구들 한 죽
외손주들 배 아플 때 고아 멕이고
다쳤을 때 찌어 붙이라고
약초 건태기는 별도로 싸 놓는다
바람 손매에 맡긴 배추 치마자락 세 폭
한 차레 숨 참았다가 다시 우는 매미 울음 스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