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낚시
기러기 기역자로 날고 있는 봄바다에 낚싯대를 폈다
바늘에 잔설을 끼워 괴고 소식을 기다렸다
잠잠하다
풀린 바람끝으로 미끼를 바꿨더니 잔챙이들이 올망졸망 올라 온다
바람꽃 민들레 제비꽃 잔재미가 솔찬하다
남향볕이 수온을 올린다
이슬 방울에 안개를 이기고 흙냄새로 떡밥을 썼더니
꿈틀 묵직한 놈이 낚싯대를 훙청거렸다
이산 저산 요동치는데 몸 가누기가 어렵다
누렇게 등지느러미 세우고
펄떡펄떡 꼬리를 친다
어어, 안돼안돼!
몸이 끌려가 봄물에 풍덩 빠지다
어찌나 앙증맞는지
어디다가 숨겨 두었다가
산수유 흐드러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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