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상여 나가는 날 조위금을 내겠소
여의도 벚꽃 상여 나가는 날
나는 조위금을 내겠소
징용 때 끌려가서 굴속 곡괭이에 찍힌 젊은 아버지
멍에 태 어깻죽지 어루만져본 적 있는가
큰 눈에 담은 황소의 말씀 얼마나 지났다고
마지막 남은 누님
짐승들의 눈 뒤집힌 서른여섯 번째 몹쓸 짓까지
속치마로 닦아낸 치욕의 소낙비
흰 꽃 눈물로 쏟아지고 눈엣가시 다시 돋는다
영정 사진 치켜든
아무리 철없는 조카야 손자야
불타고 있다
그때 파낸 화약으로 불꽃놀이 훠~어얼 불타고 있다
흰 적삼에 번진 艶粉紅 물든 노랑머리
따라간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
꽃치마 꽃바지 줄줄이 꽃상여에 망각을 매고
꽃마차 타고 꽃놀이 간다
얼근해서 찾아가는 난장판 꽃마당
돌아가는 핑핑 불빛 무대에서 할퀸 누님의 첫 하혈
귀청 떨어지게 찢어지는 암소 울음소리
울 줄도 모르고
살 줄도 모르고
놀 줄도 모르고
초상 치르는 사나흘
곡소리를 낼란다
어이 어이 어어이
꾸역꾸역 밀려드는 넋나간 부나비
팔도에서 날아온 안부 발기발기 찢어서 꽃가루 뿌려놓고
굴건 상복 하늘 가려 고개 숙인 哭婢소리
어이 어이 어어이
한 사흘 춤추고 곡해 울란다
윤중로
태백산맥에 철갑 두른 소나무가 살란다
부의금
오만 원.
윤중로에 벚꽃 상여 나가는 날 조위금을 내겠소
철갑 두른 소나무 태백산맥에 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