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568

영하의 산방

영하의 산방 박영대 대설을 맞아 어릴 적 손에 쥐었던 함박눈을 생각했는데 와락 껴안은게 영하 11도다 영하가 들어오지 못하는 현직을 나와 산방에 와서 보니 영상의 현직과 영하의 퇴직을 혹독히 당하고 있다 더우면 냉방으로 추우면 난방으로 고쳐 지낸 억측에 익숙해진 몸이 온통 부적합이다 한데서 입은 채로 혹은 벗은채로 그리고 아주 조용히 잘도 견디고 있는 하찮은 것들 산 위 소나무 원래 그랬듯이 감나무 나이 먹은 관록 그대로 사철나무 울타리 젊음으로 나물쑥까지 개울가 낮춤으로 견디기 위해서 갈증을 참는다 견디기 위해서 몸을 휜다 견디기 위한 하찮은 꼬리 자름이며 난방을 해 놓고도 오돌오돌 떨고 있는 부적합 소식도 얼어 붙고.

자작시 2009.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