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알농사

아깝다 ..

아리박 2012. 3. 10. 07:26

아깝다 ..

 

지난 한해의 정성이 사라져 버렸다

키우는 기쁨과 거두는 풍요는 누렸으나 마지막 먹는 즐거움이 사라져 버렸다

 

지난 가을 고구마 캐고 토란 캐고 야곤 캐서 두고두고 먹으려고 상자에  조심으로 보관하였는데 이번에 와서 보니 동장군의 무지몽매한 횡포로 모두 얼어서 못 먹게 썩어 버렸다

 

수도물 어는 것만 생각했지 농산물 어는 것은 깜박했다

지난 한해 농사가 송두리채 사라진 것이다

 

가을 고구마 캘 때 동네 사람들이 모여 와서 고놈 참 잘 생겼다 쩌먹기 아깝다고 하면서 좋아라했었는데 

고구마는 순은 순대로 따 먹고 뿌리는 뿌리대로 너무 크지도 않고 적당해서 1등품으로 키웠다고 칭찬을 많이 해 주었는데.

 

토란은  길가 빈 땅에 줄줄이 심어 한여름 싱싱함으로 한 더위 식혀주고 큰 잎으로 파란 그늘 만들어 주는게 고마와서 이파리 마르지 않게 물 뿌려주는 재미 또한 함께 했는데 내년 씨토란으로 쓰려고 잘 간수한다고 했는데.

 

야콘은 단 3그루 심었는데도 수확량이 제법이어서 거두는 재미를 톡톡히 보면서 건강식품으로 좋다고 해서 아껴두고 먹으려고 했었는데.

 

현관 바른 곳에 상자에 싸고 싸서 괜찮겠지하고 갈무리했는데 제대로 먹어 보지도 못하고 한해 농사를 파해 버렸다

 

한 겨울 눈 내리는 밤 고구마 구워 놓고 호호 식혀가며 도란도란한 모습은 상상만으로 즐거움이었는데 그 기쁨 사라져 버렸다

알칼리식품으로 몸에 좋다는 토란국에 밥맛 나는 기쁨 사라져 버렸다

경험 부족과 우매가 부른 어처구니 없는 실수다

 

어쩔 수 없이 그들이 원래 온 밭, 그 땅에 묻어 제 자리로 보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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