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배추가 자랐다
요즘 날씨가 밤에 서리가 오고 추울텐데도 아침이면 허연 백서리를 이고 있는 배추가 안스럽기도 하다
한 것이라고는 씨 뿌리고 비료 준 것 뿐인데 텃밭에 빽빽이 가득 차게 자랐다
내가 뿌려 놓은 배추가 싹을 터서 알이 배고 김장을 할 만큼 컸다는 것이 대견할 뿐이다
너무 배게 뿌려진 것 같았는데 그것도 좋아라 듯 밭에 가득하다
가까운 옆에 친구와 손잡고 즐거워 하듯이..
올해 배춧값이 없어서 배추 농가들이 시름을 겪는다는데
우리 김장할 만큼은 충분할 것 같다
무까지 심었더니 앙증맞게도 무가 머리를 뻐끔이 내밀고 있다
손바닥만한 텃밭에서 김장거리가 다 나오겠다
옆지기는 텃밭에 자라는 김장거리 보는 게 가장 기쁜가 보다
할일도 없는데 자꾸만 호미 들고 나서서 설치는 걸 보면..
무김치 싱겁게 담아서 고구마 구워 부엉이 소리 들리는 산중 겨울밤 야식으로 하면 구수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