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꿈의 시

아리박 2011. 5. 13. 06:44

꿈의 시 / 박영대

 

 

죽은 어머니를 대신해서 시를 씁니다

평소에도 말 수 적은  젖가슴으로

 

아버지 보내고 난 후

자식에게 줄 서러움을

줄이고 줄여서 꼭꼭 묶어 풀어냅니다

무엇이 부끄러운지요

어머니

 

사랑도 자식 앞에선 부끄럼인가요

그 슬픔 아직도 안으로 삭이렵니까

아들아

여기 좀 보아다오

이 대목에서 매듭이 안 풀리는구나

죽은 어머니도 막히는 생각 풀어내기

 

기쁜 속내만은 비치지 않으려고 참고 애쓰신 한평생

그게 몽땅 시였습니다

 

어쩌다가

잠결에 찾아오신 어머니가 희뜩희뜩한 모습으로

어려움을 나에게 호소한다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신 어머니

그 체질까지 그대로 물려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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