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이달의 시인

아리박 2011. 1. 12. 09:36

이달의 시인

 

월간 문예사조

2011년 1월호에

이달의 시인으로 선정되었다

시 5편과 함께

 

 

 

 

이달의 시인

 

 

- 게재한 시 중에서 - 

 

허락

                               박영대

  

가을이 다 빠지도록 하늘 맑게 개어내고

시린 몸 적셔가며 숲의 유언까지 받드는 저 밑 물소리   

밤새 나 몰라도 이제 그냥 얼어도 좋다고

 

 

늦은 달이 헐레벌떡 뛰어나와

졸음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애쓰고 버티다가 차마 제 갈 길 가지 못하고

빤히 보이는 창가에서 머뭇거리고 있습니다

 

달에게도 일찍 나와 마중하지 않아도

느지막에 잠시 얼굴 비치고 가면 된다고

허락하였습니다

 

그대를 향한  인연의 줄 당겨 온 몸으로 덥히고

철철 넘치는 그리움  내 안에 담을 그릇 모자라

마음대로 하라고 이 몸 허락하렵니다

 

귀 기우려서 들리는

밤이 끝나도 좋다는 잠 못 이루는 산새 울음도

힘에 부쳐 마지 못한 허락입니다

 

숲 떠나 온 낙엽이 전하는 무명 나무들의 묵언

지키고 감당할 수 있는 경계를 넘어

작은 가슴으로 받기에 너무 벅차서   

 

당신의 뜻대로 하여도 좋다는 허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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