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고백하다/ 박영대
얼룩진 한해에 눈이 내린다
말라 죽은 가지는 생명의 악세사리
속인 적이 있다.
청청하던 날 눈이 오면
안되는 줄 알면서 속인 적이 있다
눈이 오고 나서는 새잎이 나기 시작했다
죽은 가지에 웃음기 돌고 꽃이 피고
잘못된 줄기에서 핀 열매가 당당하기까지
흐트러진 자국을 남기고
지나간 수첩에는 변명들이 인형처럼 웃고있다
어긋난 경영자의 변명
동영상이 과거를 잡는다
뒷걸음치는 발걸음이 보인다
순순히 탄로나는 눈 발자국
감춘다고 감춰지지 않는다
감추기 위한 술수
부실 보정 이론
한번만 눈이 내려 내 발자국을 지웠으면 싶다
달력 다하고 눈으로 마무리 지어야 하는
희디 흰 세상에 내리는
고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