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낙엽 / 박영대
찬 바람 불면 예금통장이 생각난다
잔고를 보면서 사는 재미인데
낙엽지는 소리에 화들짝 놀랜다
불어나는 잔고만 보다가
덜컥 잔고 빠지는 소리가 들린다
가지 끝 매달린 부동산이 흔들거린다
그 많은 재산 두고 어이 할거나
더 슬프다
가볍게 몸 말려야 하는데
이기는 햇빛을 가리고 과욕은 통풍을 막는다
불신은 대문에서 지키고
인색은 곳간을 잠궜다
눈물 모르는 낙엽을 키운 후회
미리 알았으면 바람에게 맡겨둘 걸
그 만큼 살았으니 더 곱게 물들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