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 박영대
예쁘지도 않은 것이
향기조차 아닌 것이
그거 하나 지키려고
장대로 두둘겨 맞고
묶어 놓고 둔기로 깨트려도
그냥 내줄 수는 없다
독하다고 함부로 욕하지 마라
속마음 주는 것은 딱 한번 주는 건데
헤풀 수 없는 것이 農父의 딸 사랑법
호두까기 왕자는 겉껍질을 깠을까
속껍질을 깠을까
속정 깊이 간직하다가
점점 점점 손 내미는 발레리노에게
그 속 고소함을 바친다
* 농부 아버지의 딸 가정교육법
혼자 사시는 할머니와 호두를 따면서
호두에게 가차없는 장대의 회초리
호두들의 군무
아직도 속내를 보여주지 않고..
호두까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