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생각

길목, 가을

아리박 2010. 8. 22. 09:58

가을이 오는 길목

 

무더위가  아직 기승을 부리지만  내일이 처서다

 

세월의 흐름 앞에서는  어느 것도 흔들리게 되어 있다

더위는 물론이고  짙어가던 나무들의 색갈도 머지 않아 가을색으로  바꿔 입을 것이다

 

내 귀밑 머리도 요즘들어 더욱 더 가을을 타는 것 같다

 

이 가을은 어디로 오는 걸까

여름을 땡볕으로 묵묵히 지켜 낸 사립문으로

울창한 산줄기를 타고 내려 오는 계곡물 소리를  따라

고목나무에 붙어 있는 매미 울음소리의 애잔함에서

. . . . . . .

 

변해 가는 가을 색을 초록 물감으로 다시 칠한 들 어디 푸르러지랴

 

사립문 열어 놓고 가을을 마중하리

 

 

 

 오롯이 열린 사립문으로 찾아오는 친구처럼 이 가을을 맞이하고 싶다 

 

 가을은 고추잠자리 날개 위에 살포시 얻져 오는 것일까

 

 고목에 붙어 막장을 울어 대는 매미 울음처럼 처량한 것일까

 물위에  뜬 나뭇잎처럼 나그네 발길 같은  정처 없는 것일까

 

 화려하게 달아오른 가을 고추처럼 톡 쏘는 매운맛일까

 

 유난한 여울의 물소리처럼 아쉬운 이별을 슬퍼하는 것일까 

 

알밤 지켜내려는 성난 밤가시처럼 사랑의 집착 같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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