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의 꿈
박영대
추위 한 방울 튕겨나간 삼월의 아침
숨이나 잘 쉴까 의심스럽다가
언제 깨어났는지
햇빛부리로 쪼는 꿈틀거린 발아충동
니가 먼저, 내가 먼저, 누구랄 것도 없이
껍질은 벗고 속살은 내보이고
어디 가서 누구를 만나려는지
가슴에 얼굴 그대로
얼굴에 색갈 그대로
색갈에 향기 그대로
바람 두 번 휘청휘이청
푸른 단추 구멍 하나 풀고
밖으로 튀쳐 나갈 숨 모으고
흠집이 싹터였구나
살아서 겪을 몫 달달이 챙겨
첫 줄 그대로 탯자리 따라하기
바람잎으로 반짝거리는
사계와 구조주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