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도
박 영 대
큰 소나무 밑에 작은 다래가 터를 잡았다
꿋꿋한 소나무는 하늘만 쳐다보고 컸다
굽힐 줄 모르는 직립가을날 낙엽 하나 내줄 줄 모르는
안중에도 없던 다래가
곧게 오르는 소나무 가지를 잡고
슬금슬금 소나무 머리 위로 올랐다
머리채를 잡힌 소나무는 다래 줄기의 밥이었다
유연 앞에 무릎 꿇는 외골수
일수일격이다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화 한 송이 봄비 한 방울 (0) | 2020.03.27 |
---|---|
생각하는 나무를 심다 (0) | 2020.03.21 |
함박눈에게 골프를 배우다 (0) | 2020.03.19 |
코로나 잠재우기 (0) | 2020.03.08 |
갈대의 약속 (0) | 2020.0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