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눈 나무

아리박 2020. 2. 3. 11:29

눈 나무

                        박  영  대

 

유난히 겨울을 타시던

아버지 얼굴이 선할 때

 

어찌 그리 살집이 없으신지요

 

그날이 그날인 맨 살림 벌려 놓은 수심은

바람 앞에 맨맛한 잔가지

 

겅중겅중 긴 걸음 끝나가는 고샅길

휘젓는 세월은 허물어진 내 울타리

 

손 시린 문고리 잡고 코 묻은 시절

새삼스레 아버지가 그리운 것은

 

살 만큼 살게 된 위아래 다순 겨울

풍경에 남겨놓고 싶은 가족사진 속

 

아버지의 빈 집 찾아올 때

척척한 수건 이마에 두른 그 겨울 고목

 

 

 

 

                                                   눈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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