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징검다리 건너간

아리박 2019. 10. 21. 10:44

            징검다리 건너간

 

                                 박  영  대

 

늘 있던 자리에 새로 돋아난 부재

떠나고 난 자리에

아직 못 보낸 달맞이꽃 핀다

떠날 때 눈빛 한번 주고 간 것이 다인데

그냥 눈물샘 긁고 간

아무도 대신 못하는 눈길 따스함이 밉다

 

빈 방문 열 때도 옷 한번 갈아 입을 때도

같이 쓰던 비누 향기도 왜 이리 눈물인지

같이 걸었던 숲길이 낙엽으로 붉어진 이야기

가시되어 찌르는 통점을 무엇으로 지울까

꿈에서나 뵈올 강 건너 한 줌의 달빛

흰 물소리 잠 재우는 야심함이 또 밉다

 

돌고 도는 물줄기 시원으로 돌아가

다시 흐를 수는 없는가

한번만 더 다시 흐를 수는 없는가

미완의 보따리 남기고

징검다리 뚬벅뚬벅 바람 같은 이여

 

원래 있었던 것처럼 흔들리지 말라고

무겁게 누르는 허망의 돌자리에서

마지막이라고 말하고

또 마지막이라고 말하고

 

대답 없는 이름을 부른다

대답 없는 이름을 또 부른다.

 

 

 

진홍아, 징검다리 뚬벅뚬벅 바람같은 사람아~

 

 

아직 못 보낸 달맞이꽃 핀다. 진홍아

 

 

진홍이를 보내고

 

징검다리 건너간

 

 

불멸의 이모션 2019 신문예 사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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