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생각

나도 나를 모르겠다. 영혼 에니메이션

아리박 2018. 11. 23. 18:21

나도 나를 모르겠다. 영혼 에니메이션


『나도 나를 모르겠다』라는 책을 읽었다

저자는 연세대학교 신학대학장 겸 대학원장이며 상담. 코칭지원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권수영 교수다

대중 방송에 출연해 심리 상담으로 영적 감성 치유에도 적극 나서고 있 


영혼은 나의 몸 안에서 모든 물질적인 기능을 연결하는 에니메이션을 한다. 생명체가 가지는 놀라운 연대의식도 이 에니메이션의 힘이라고 한다

이타적인 행동을 하거나 거룩한 희생을 하는 이들은 이러한 영혼의 기능이 극대화된 상태

라틴어 anima 에서 '생명의 숨결'이라는  에니메이션은 '생명을 불어 넣다'라는 어원에서 근원을 찾아낸다

한 장 한 장 그림을 연속적으로 빠르게 보여줌으로서 살아있게 만드는 만화 영화처럼 연속 상영이 에니메이션의 의미로 만화영화로 변하게 되었다


영혼을 불어 넣는 말.숨에 대해 저자는 천착한다

엄마어, 창발적 자기,목-숨, 가- 숨이라는 새로운 언어를 제시한다

저자는 철학과 심리학과 신학을 가장 알기 쉽게 생생한 일상의 자기 체험에서 찾아내 설명해 준다



설경


                          소  양  희


밤새 겨울이

지붕까

내려 앉은 하늘


수북수북 쌓인

머리를 털고

고단함 털고


발자국마다

온몸에 묻어나는

하얀 살점


한 생에

뼛속까지 박힌 피멍

삭이고 삭여서


새벽을 여는 엄마.




시인 소양희는 한국전쟁 때 두 아들을  모두 잃은 시골 목사의 가정에서 자랐다. 시인은 설경을 보면서 돌아가신 엄마와 연결한다

눈길을 걷다보면 발자국마다 흰 눈이 파인 땅에서 하얀 살점을 발견한다. 그 살점은 어린 아들의 죽음을 가슴에 묻고 새벽마다 기도처를 찾아나선 돌아가신 엄마의 가슴속 피멍에 연결한다.

정신분석학자 도널드 위니컷의 제 3의 영역인 중간 대상( transitional object )이론을 영혼이 활성화 된 경험공간으로 지목한다

제3의 영역에서는 나와 타자가 밀접하게 연결된다. 이 영역은 창조성이 충만한 예술가의 공간이기도 하다

시인은 특별한 상상력을 가지고 사물을 연결한다. 시인의 영혼은 작은 사물에서 중요한 누군가를 드러내고 추억한다

위대한 예술가의 창조성은 1% 천재들에게만 부여되는 특권이 아니다

누구나 어린 시절 사랑하는 사람과의 연결에서 창조성이 비롯된다

개인 소양희는 엄마와 설경을 연결하고 피멍과 하얀 살점을 연결하다보면 어느새 제 3의 영역에서 영혼의 숨을 쉬고 소통할 수 있게 된다

저자는 한 편의 시를 이렇게 해석하고 있다.


주관성은 생각이 아니라 느낌이다. 게다가 역설적이게도 나 자신의 주관성은 자신의 생각과 의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남과 공유할 때 경험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 교수 윌리엄 제임스 이론을 소개한다

주격 나 (the I )와 목적격 나 (the me )로 나누고 다시 목적격 나를 물질적 목적격 나. 사회적 목적격 나. 영적 목적격 나로 나뉜다

인식자로서의 나와 인식되는 나가 자기안에서 외부 세계와 타인에 의해 객체로 인식되는 목적격 나를 구별해낸

인간의 몸은 지구의 구성 요소인 산소와 탄소로 이루어졌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물질과 물질이 만나 전혀 새로운 생명체가 되는 발현속성 같은 창발성을 신학적으로 창조라고 이야기한다

'빛이 생기기 전에 생긴 일은 그저 신비로 남겨 두자'고 한 스티브 호킹의 말로 단원을 맺는다

가슴 안에 숨겨져 있는 영혼 사용 설명서다.



   나도 나를 모르겠다. 권수영 저


                                      권수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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