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에 가시 들고 또 한 손에 막대 들고..
우탁 선생은 고려말 충신.
지부상소를 올리고 단양 사인암에 내려와 마음을 다스리고 있었다
전해 오는 그의 시조 惜老詩 중에 백미로 꼽히는 탄로가에 대한 생각이다
한 손에 가시 들고 또 한 손에 막대 들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렸드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출전 : 악학습령 해동가요 역동 우탁)
충언상소를 진로하고 초야에 귀의하여 세상과 절연을 마음 먹고 있던 터라 마침 요즘 같은 단풍 물들고 낙엽 지는 스산한 가을 맞았다
세상이 무심하고 세월이 무상하다
바람에 날리는 낙엽 한 잎이 자신의 형국과 너무 닮아 범상치 않았으리라
누구라도 이런 심상이면 낙엽에 이입하였으리
아마도 이 탄로가의 지은 시기는 가을이 분명하다고 믿는다
시를 쓰는 문인으로 이 맘때는 하수상한 세월감에 젖어들기 일수이기 때문이다.
우탁 선생을 추억하고 있는 사인암
우탁 선생으로 화하여 돋아난 소나무 사인암으로 마음을 기울고 있다
사인암을 품어 안은 소나무
사인암을 어루 만지는 손길
우탁 선생의 탄로가. 한 손에 가시 들고..
사인암을 싸고 있는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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