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알농사

봄을 모종하다

아리박 2018. 4. 17. 22:32

봄을 모종하다

 

짬을 내어 아리산방에 갔다

2박3일 예정으로, 일주일은 있어야 좀 차분한데 너무 짧은 일정이다

시기를 놓칠까봐 노인회장님한테서 상추 가지 호박 고추를 얻어다가 심었다

묘목값을 드리려고 했는데 이웃끼리 무슨 사고 파냐시며 극구 사양하신다

여기 온지가 오래 되다보니 이젠 동네 분들이 이웃으로 대접해 주는가 보다

 

조금 이르긴해도 좀 몸살하다가 죽기만 하지 않으면 괜찮다고 일러 주신다

이 마을에서 가장 농사를 잘 아시는 노인회장님은 늘 바쁘게 농사일을 하시면서 내게 씨 뿌릴 때를 알려 주신다

또 언제 올지 몰라 그냥 심어 놓고 간다

 

뒷산에 올라가 보았더니 푸른 싹이 돋아나오고 있어 싱그럽다

거무튀튀한 나목에 어찌 저런 여리고 푸른 부드러움을 숨기고 있었을까

가느다란 현호색이 가지 잎을 내밀고 있다

현호색은 꽃을 피었다가 봄이 지나면 잎이 꽃을 데리고 어디론지 사라져 버린다

어디론지 사라졌다가 봄이 오면 어김없이 그 자리에 다시 돌아와 있다

 

터알밭 자락에 심어둔 어수리가 짙은 향기로 맨 먼저 새순을 내어 놓았다

땅두릅도 새싹을 내밀고 있다

부추가 겨울을 씩씩하게 넘기고 튼실하게 물이 올라 있어 매일 조금씩 잘라 데쳐서 식단에 올린다

산부추는 몸통 크기가 일반 부추의 두 배는 넘는가 보다

굵직하고 튼실한 산부추가 부드럽게 돋아올라와 활력을 넘치게 하고 있다

월장초라는데 이렇게 먹다가 기실 담 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상추 모종

 

  호박 모종

 

  가지 모종

 

  터알

 

  쥔장도 없는 빈집에 집을 지키고 있는 개나리

 

  돌단풍 시절

 

  흰 목도리를 두른 토루소

 

  진달래

 

   숲속이 푸르게 돋아나고

 

   아리산방 뒤쪽으로

 

  앞 개울에 봄이 흐르고

 

  현호색

 

 

 

  매화

 

 

 

 

 

  오후 네시에 산 넘는 햇살

 

 

 

 

 

  부추

 

   산부추

 

 

 

  산부추 길이는 30cm도 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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