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알농사

머리채를 잡고 흔들어 버렸다

아리박 2017. 7. 7. 04:51

머리채를 잡고 흔들어 버렸다

 

한달만에 아리산방에 왔다

마당에 들어서기가 미안하게 온 집안 곳곳을 풀들이 난장판을 치고 있다

 

밭에 고추랑 상추랑 고구마랑 심어 놓았는데 작물은 안 보이고 잡풀만 밭에 가득 찼다

점령군이 완전 장악하고 느긋하게 제 놈들 세상을 만들고 있었다

 

지난번 서울에 올라갈 때 깨끗이 잡초를 뽑고 폐프랑카드로 멀칭까지 해 놓고 풀 좀 적게 나오라고 단단히 해 놓고 갔는데

왠 걸 잡초가 완전 제네들 세상을 만들어 놓고 즐기고 있다

 

심어놓은 작물들은 완전 제압 당해 숨도 잘 못 쉬고 헐떡거리면서 겨우 연명하고 있다

해가 서산으로 들어가 뉘엿뉘엿해지기기를 기다려서 공사용 고무 장갑으로 무장하고

잡초에게 다가가 머리채를 잡고 흔들어 버렸다

 

혼쭐을 내야할 것 같아 잡히는대로 머리채를 뽑아 버렸다

밭에 있는 잡초를 눕히고 나니 상추는 잡초 속에서 녹아 내리고 고추는 거의 다 죽어 버리고 갓쪽에 몇 그루만 살아 남았다 

고구마는 그래도 잡초속에서 죽지 않고 살아 남아 있다

 

분이 안 풀려 뽑은 머리채를 땅바닥에 내동댕이 치고 밟아 주었다

씩씩거리며...

 

오늘은 겨우 밭에 있는 잡초를 뽑아 주었는데

내일은 마당에 있는 잡초년들의 머리채를 휘어 잡아야겠다.

 

   마당에 온갖 잡초들이...

 

   밭에는 잡초만 무성하고 상추 한 포기가 살아 남아 겨우 연명하고..

 

  여기가 고추밭인데 ..

 

   여기는 마늘 밭..

 

   머리채를 잡고 흔들어 버렸다

 

  살아남은 고추는 겨우 몇 포기..

 

   그 잡초 속에서 고추가 열려 저녁 식사는 된장에 고추 찍어 먹으려고 몇개 따 들고 왔다

 

   살아 남은 고추 열사.

 

   다시 드러나는 밭

 

   상추는 잡초속에서 녹아 버리고 살아 남은 것도 햇볕을 좀 쬐 봐야 알겠다

 

  장독대 옆에 심은 고추는 죽지 않았다

 

   토마토도 겨우 버티고 .

 

  잡초 속에서 살아 있는 고구마 장군

 

   고구마는 살아 있네~

 

   잡초에서 벗어나 있는 상추는 씩씩하다

 

   보리수 열매가 익어 그대로 붙어 있다

 

   마지막 장미 한송이가 피어 남아 잡초들의 횡포를 말해 주고 있는 듯하다

 

   분풀이를 끝내고 나니 내 머리가 봉두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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