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알농사

집사람의 텃밭 농사와 집 관리

아리박 2018. 5. 21. 10:59

 

집사람의 텃밭 농사와 집 관리

 

못 온다고 아니 안 온다고  뻐기던 집사람이 아리산방에 왔다

두 손자들 키우느라 평일에는 시간이 없고 휴일에는 내가 하는 일에 뾰루퉁해하면서 오기를 거부하고 시위 중에 있었는데 마음이 돌아 섰는지 온다고 연락이 왔

나는 며칠전에 먼저 와 잡초를 뽑고 집 정리를 하고 있던 중이다. 별로 한 것은 없지만.

나는 여기 오면 집안 정리보다는 먹고 놀기에 바쁜데 집사람은 오면 일 하기에 바쁘다

여기 와서 쉬려고 온 것인데 오면서 부터 시작해서 텃밭에 농사 짓는 일부터 이 것 저 것 뽑고 고치고 일만 하다가 간다

같이 오면 나까지 일하기에 다 바치다가 시간을 다 보낸다

 

서울에서 여기 오는 방법은 주로 내가 차를 이용해서 오는 것인데 길이 막히지 않으면 2시간이면 올 수 있다

다른 교통편은 기차를 이용하는 방법인데 청량리역에서 타면 2시간 10분정도 걸린다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은 동서울 터미널에서 한 시간에 한번씩 있는 버스를 이용하고 2시간 20분 걸리는 단양터미널에 도착하여 다시 군내 버스를 타고 와야 하기때문에 오는데만 네 다섯 시간이 족히 걸린다.

나이 들어서 운전을 못하는 앞으로는 이렇게 다닐 미래의 길이다

 

터미널에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으니 집사람을 태운 버스가 도착해서 태우고 집에 왔다

도착하자 마자 마당에 풀과 주변 나무들을 자르고 뽑고 집안 일부터 시작한다

나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던 잡초 뽑기가 둘이서 같이 하니 그래도 할 만하다

 

마당에 불청객으로 돋아난 크로바는 정말 끈질긴 풀이다

시골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풀이 크로바가 아닐까 한다

아무리 없애려고 해도 없어지지 않고 끝끝내 살아 남는다

 

유럽에서는 귀족들이 가문의 문장으로 많이 쓰이는 상징이 크로바라고 귀족들의 건물에 가장 또렷하게 문장으로 새겨져 있는 크로바인데 여기서는 천덕꾸러기다

뿌리까지 뽑아낸다고 해도 손톱만큼의 잔재만 남으면 거기에서 어느 새 싹을 내어 번지곤 한다

 

다음으로는 쑥이다

쑥도 한번 돋아난 곳에는 아무리 뽑아내도 다시 돋아난다

 

또 속썩이는 게 질경이다

질경이는 뿌리가 깊이 파고 들어 좀채로 뽑아내기가 힘든 풀이다

한번 돋아난 곳에는 어찌나 잘 번식하던지 좀체로 없애기 힘든 잡초

 

어제 그제 비가 내려서 땅이 촉촉해져서 풀을 뽑기가 그래도 잘 뽑혀진다

손바닥만한 마당에서 둘이서 잡초를 뽑고 베고 캐고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던 잡초 제거에 둘이서 함께 하니

어느 덧  마당이 훤해졌다

 

잡초를 없애고 난 후에 마당과 밭은 보기에 너무 좋다

허리가 뻐근하도록 일하고 일찍 잠을 청한다

 

이튿날은 둘이서 하선암 산을 꼭대기까지 올랐다

정상에 올라보니 해발 419m라고 고도계가 가르킨다

길도 없는 산으로 길을 내어 가면서 가는데 새로 돋아난 청록이 싱그럽다

나뭇잎들이 어찌나 부드럽던지 얼굴에 가까이 다가와 푸른 향기로 스친다

 

산길은 끝없이 이어지고 바람은 시원한 그늘 사이로 감미로운 부채질을 해 준다

높은 데로 갈 수록 푸른 잎들이 더 어리다

 

이곳의 숲은 하선암 명승지가 있어서 원래부터 있는 숲이라서 원시림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울창하다

길이 거의 나 있지 않으나 버섯과 나물을 뜯는 사람들과 멧돼지 고라니들 동물들이 다니는 길이 어렵픗이 나 있다

 

길이 없는 산길은 길이 나 있는 등산로보다 훨씬 더 힘이 든다

더 올라가자고 했더니 집사람이 이제 그만 내려가지고 한다

세 시간 가량 산을 헤매고 난 후다

 

집사람도 이곳에 와서 잠을 자면 몸이 가볍다고 한다

하룻 밤 자고 다시 손자들 보러 귀경 버스에 몸을 싣는다

 

다음에 손자들 두 놈 효도는 제 애비 에미보다 할머니께 해야 마땅할 것이다.

 

 

  잡초 투성이 산골 집

 

  잡초를 다 뽑은 산골 집

 

   무우. 고추. 상추 감자. 부추. 기타 등등... 

 

  김매기가 끝난 채소밭

 

  농사 짓는 일이 쉬운 건 아니다

 

  예쁘게 나팔꽃도 활짝~

 

 

 

 

 

 

 

  말끔하게 머리 자른 아리산방

 

   귀경 버스를 기다리며

 

  아리산방

 

   밤이 깊어가는 아리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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