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생각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

아리박 2017. 2. 26. 09:45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


한 시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오늘 윤동주 문학관에 같이 가잔다

경복궁역에서 만나 버스를 갈아 타고 10여분 자하문 고개에서 내리니 바로 옆에 윤동주문학관이 있었다

하얗게 각진 건물에 작은 글씨로 쓰여진 문학관이 자하문고개에서 마룻바람을 맞고 있어 더욱 쓸쓸헤 보인다

서울 장안이 다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하늘과 바람과 별의 시인이란 별호에 마땅한 자리임이 분명하다

밤이면 탁 트인 하늘에 무수히 많은 별들이 바람에 스치울 것 같다


안으로 들어가 윤동주 영상을 관람하고 내부를 둘러 보았다

예나 지금이나 시인에게는 가슴안에 풀리지 않은 바위돌 같은 무거운 먹짐 하나쯤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

요즘 시론 공부를 많이 하는데 별도의 시론이 필요한 게 아니라 바로 가슴 안에 도저히 풀어지지 않은 이 먹돌이 시인의 시론이 아닐까 한다

어린 동주에게도 집안에서 원하는 진로를 바꿔 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창씨 개명의 치욕까지 해 가며 익힌 문학을 풀어 보지도 못하고 차디찬 감옥에서 잔인한 그들의 생체 실험에 죽어 간 삶을 보면 민족의 아픔을 한 몸에 짊어지고 간 순국이었다


인왕산쪽으로 잠시 오르니 윤동주 언덕이 있고 야외 무대가 꾸며져 있다

한 사람씩 올라가 시 한 편씩을 구성지게 읊다

특히 팔순을 넘긴 노시인의 낭송은 윤동주의 울음을 대신하고 있었다

낭송을 마친 시인은 나의 임종에 와서 초혼(김소월)을 읊어 줄 시인을 미리 정해 놓았다는 말씀이 윤동주 언덕에 불어대는 찬바람의 가시보다 더 가슴을 긁어 파고 있었다

입춘이 지났다고는 하나 아직 찬 가시가 성성한 고갯 바람이 얼굴에 차게 와 닿기는 하지만 동주언덕에 오른 시인들은 안으로부터 끌어 오르는 열기에 추운 것도 잊은 듯하다


삼각산이 서울 장안을 호령하는 듯 엄한 기세로 자세를 잡고 인왕산은 자상한 넓은 치마품으로 모두를 안아 주는 듯하다

언덕을 내려와 생각하니 정말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윤동주 문학관에서


    오르기 전에 자하문에서


    윤동주의 저술들


    희고 각진 윤동주 문학관




     윤동주 시비. 잘 생긴 자연석에....


    슬픈 족속




     서시 앞에서




     즐거운 시인들


윤동주 시인의 언덕


서울 장안이 다 내려단다 보이는 윤동주 언덕

 

    기세가 엄한 삼각산


    윤동주 언덕 무데에서 시딤






까치집과 십자가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 윤동주 언덕 무대 한 자리에 모여


    까치집과 교회








      시 낭송


    시 낭송




    박시인이 나 영전에 초혼을 읊어 줄 수 있지..


   서시를 읊은 노시인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한 기다림


    인왕산의 치마바위


    청운 문학 도서관


    돌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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