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생각

붓걸이를 만들다

아리박 2017. 2. 11. 08:06

붓걸이를 만들다

 

요즘 붓글씨를 쓰다 보니까 여러자루의 붓을 걸어둘 붓걸이가 필요하다

붓글씨가 아름답고 고운데 비해 준비가 필요하고 필기도구의 관리가 요한다

먹이 묻은 붓을 씻어 주어야 하고 말려야 하고 보관도 세심하게 해야 한다

붓걸이가 없어 사려고 했는데 필방에서 파는 붓걸이가 썩 마음에 들지 않은다

생각해 보니 산에서 주워 온 괴목 뿌리를 이용하면 될 것 같아 참아오다가

아리산방에 와서 괴석 뿌리를 살펴 보니 다듬으면 될 성 싶다

자리를 잡히도록 수평을 잡고 붓걸이를 자연 나무 뿌리에서 걸게 하고 한 곳에는 뿌리를 다듬어 박아 붓걸이를 만들었다

 

만들어 놓고 보니 멋진 작품이 되었다

햇빛과 바람과 세월의 무상함까지 더불어 만들었다

붓걸이로서 아주 훌륭하다

자연 상태의 옹이에 붓을 거는 맛이 그 자체로 마음을 가다듬게 만든다

붓을 걸고 내리는 마음이 자연의 무상함에 매무새를 여미게 된다

 

실용면에서 이동도 간편하여 옮겨 놓기만 하면 된다

자연 뿌리목을 이용하여 붓걸이를 만들어 보니 운치 있고 필방에서 구입한 것 보다 훨씬 낫다

묵직한 균형을 위해 뿌리 동굴 안에 자그마한 수석 한 점을 끼워 넣어 무게감으로 넘어지지 않도록 해 놓고 보니 그도 그렇싸하다

수석에도 붓글씨의 번짐처럼 흰 선의 문양이 박힌 붓글씨를 연상시키는 돌이어서 더욱 그렇다

전체적인 모습이 잘 삭은 수석 한 점 같다.

 

 

                                       내가 만든 붓걸이

                           

                                   붓걸이 자작품. 하루 종일 다듬었다

 

                 중심추 수석

 

   수석 문양 먹번짐

 

    붓걸이

 

                                     완성된 붓걸이

 

 

내가 만든 붓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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