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청량산에서 만난 향곡 김성기 시인.

아리박 2016. 11. 19. 12:55

청량산에서 만난 김성기 시인



청량산까지 간 김에 청량산 본산을 안 가볼 수 없다하여 차머리를 다시 돌려 청량산을 오르기로 한다

오후 늘참이 지난 후라서 가는데까지 가다가 오기로 하였다

찻길은 조성되어 있는데 입구에 절대 차량금지라는 엄중한 경고가 버티고 있어서 감히 차를 대고 올라 갈 수 없다

빠른 걸음으로 포장 도로를 걷는데 기울기가 여간이 아니다

경사도 경사지만 곧 쏟아질 것 같은 벼랑의 바위들이 소리소리 지르며 겁을 주고 있다

한 시간이 안 되어 청량사가 보인다

올라오는 길에 보이는 암경은 하나 같이 매나 독수리가 살 만한 벼랑 끝에 매달린 아스라함이다

암석의 석질은 하나같이 무수한 자갈돌이 뭉쳐진 막돌

바닷속이었던 해저지반이 융기되어 뒤섞이면서 만들어진 형태가 그대로 보인다

비탈이 심해서 어디 한자락 터 붙이고 살만한 평지가 없다

작으마한 가람터에 위 아래로 층층이 지은 청량사는 위로 쳐다보면 산봉우리 하나가 곧 무너지지나 않을까 겁이 날 정도다


가람 중심에 유리보전(경북문화재47호)이 있다

이 청량사는 원효대사가 신라 문무왕3년(663)에 창간하였다고

이 청량산에는 蓮臺寺를 중심으로 27개 암자가 있었던 불교의 성지였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다 사라지고 없다


청량사 위로 김생굴과 하늘다리가 있다는데 오늘은 날이 저물어서 여기서 멈추기로 한다

그리고 시인을 만나다.


  황혼  

               김성기

쏜살같이

달려왔더니


과녁도 없고

살도 없다


활 닮은

반달만이


서산에

팔 벌리고

앉았





청량산 솟대 향곡 시인이 만든 작품


                          청량산에 입문하다


   이런 경관을 만들고


                               유시인님께서도 털어 버리시오~~~~


일주문 앞에서











벼랑에 새집같은



찻자리 안일당




  바람소리 차가 있다














청량산은 절간 하나 제대로 지을 자리가 없어 마당이 거의 없다. 겨우 집 한 채 걸치듯 벼랑에 세우고 ..



유리보전 경북유형문화재 47호

이 건물은 막돌초석에 기둥을 세우고 정면3칸측면2칸의 팔작지중으로 다포계형식이다. 여기도 마당이 겨우 손바닥만한 게..






                              반가불






          청량사와 반가불과 ..








   청량사를 구경하고 주차장이라고 할 것도 없는 차량이 마지막으로 도착하는 굽어진 모퉁이에 한 시인이 살고 있다는 팻말이 세워져 있어 들러 보기로 하였다. 허긴 바위 밑에 차량이 몇대 길 한 곁에 세워져 있긴하다

이 높은 곳에 터 잡고 있는 시인은 어떤 시를 쓸가 궁금하기도 하여 벼랑에 난 오솔길로 산꾼의 집이라고 팻말 붙여진 곳으로 발길을 옮기게 한다

차도 한 잔 마시고 가라는 친절도 발길을 머물게 하는데 한몫한 것은 분명하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리움이고 싶다`

연의 얽속에서 번민을 불러 일으키는 사랑시일 것도 같은 시집 제목이 이런 고도의 외딴 곳에서 지어진 시일까????


하여튼 찾아가 보자

사립문을 지나 들어서니 있는 듯 없는 듯 단을 높인 토방위에 작은 출입문이 나 있는데 거의 인적이 없을 것 같은 모습이다

토방을 올라 비친 창으로 들려다 보니 무언가 열중하고 있는 인적이 보인다

창을 두두리고 인사를 드리니 그때야 일어서서 우리를 맞는다

이제보니 정교한 솟대를 깎고 계시는 시인이셨다

향곡 김성기 시인

전에 계시던 이 산장의 주인장은 몇해 전에 돌아 가시고 자기가 2대째라고 부연한다

인사를 건내고 준비된 차 한잔을 따라 마셨는데 약차가 달콤하면서 향기가 좋다

진열된 시집이 있어서 첫 페이지를 열고 읽어 보니 아주 좋은 시였다.

시집 한 권과 팔지 않은다는 솟대 두 점을 손에 들었다 그리고 옆에다 지폐 두장을 놓았다


우리도 같이 글을 쓰는 사람들이라고 하니 더욱 반가와 한다

다음에 기회되면 같이 시문학 행사도 해 보면 어떻겠냐고 의향을 물으니 쾌히 승낙한다

찬찬히 시집을 읽어 보니 요즘 찾아 보기 힘든 절제된 시어와 깊은 사고를 수반한 수작들이다.






솟대와 시 그리고 나그네


산꾼의 집


끽다거. 오고가고 아픈다리 약차 한 잔 그냥 들고 쉬었다가 가시구려


산꾼의 집 향곡 김성기시인과 유영희 시인


향곡 김성기 시인과 필자


시인의 솟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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