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미안하다, 너에게

아리박 2016. 11. 7. 08:19

  미안하다, 너에게

                              박  영  대

 

자동차에게 두근거리는 가슴이 있는 줄 몰랐다

그저 기름이나 넣고 가자고 하면 되는 줄 알았다

말처럼 이랴 소리치면 되는 짐승인 줄 알았다

오늘 아침

그르렁 기침 소리가 가슴이 아파 그러는 것을

 

차가 아프다고 생각하면

단 하루도 길이 없어진다

시간의 고장이다

살아갈 지도위에서 헤매는 내비게이션

길을 잃다는 것은 죄를 짓는 것

언제부터 같이 살아 왔는지

이젠 차가 나를 데리고 산다

가자고 하면 따라나선다

가기 위해 타는 것이 아니라

타기 위해 간다

이젠 하다못해 모양새를 위해서 탄다

타기 위해 먹는다

타기 위해 시를 쓴다

 

지금까지는 시를 쓰기 위해 탄다고

억지를 부렸다

이제사 내가 짐이었던 것을.

 

 

이제사 내가 짐이었던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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