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 물길
- 노군열 · 박영자 산수연을 맞아 -
박 영 대
산과 골을 막아 물을 가두었소
버려지던 물, 들로 흘려 가뭄 걱정 삭이고
대대로 푸른 세상을 키웠소
자갈논 벌며 노심초사하다가
저수지에 방방히 곡식 채우고
그때부터 몽리는 마을을 이뤘소
키우는 자리에
길 내는 자리에
내일을 기약하는 자리에
한 평생 잣대를 갖다대던 그 손
눈금 하나를 오늘도 설계도면에 꼼꼼히 재고 있소
그때 막은 저수지에
그때 지은 건축물에
그때 낸 길을 따라
지금 팔십 평생이 고스란히 자라고 있소
물 흐르는 길이 내 발 가는 길
바로 갈 땐 빠른 걸음
굽어 갈 땐 팔자 걸음
억지 아닌 순응의 걸음
강물이 흐르는대로 유심이 흐릅니다
산 위에 올라 당신이 흐르는 걸음을 내려다 봅니다
붓 한 획으로 휘갈겨 그린 발걸음 출렁출렁
강물되어 흐릅니다
굽어 흐르는 강 줄기가 똑바르기만 한 이유가 그것이었습니까?
2016. 7. 9 올림픽 파크텔에서 매형과 누님의 팔순연을 가졌다
건축사로 평생을 교육과 건설현장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해 온 두분은 가족의 인연으로 맺어지기도 하였지만 내가 총각시절누님집에 얻혀 살던 때가 있었다
팔순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건강과 만수무강를 기원하는 자리에 헌시를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