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화촉

아리박 2015. 8. 12. 06:19

   화촉

                  박  영  대

 

꽃은 필 때부터 푸른 요를 깐다

요 없이는 사랑할 수 없다는 듯이

 

졸업식 같은 단발

복장단정이라는 굴레를 벗고

최소한의 여심으로

 

주체할 수 없는 색욕심

이 세상의 모든 색깔을 찾아내

그래서 유치한 푸른 꽃은 배제하였는가

 

부러워서

따라 하다가

채워지는 본능

바람끼와 바람씨를

잉태해내는 몸자리

 

꽃은 필 때 믿고 있겠지

평생을 이 자리에 푸른 요가 깔려있다는 것을

 

화촉 밝히는 일이 절제 밖이라서

대낮보다 밤이 익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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