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룡소를 뵈다
박 영 대
서울의 조상님 찾아갔더니
검룡소 할어미 할아버지 펄펄 살아 계셨다
왜 이제 왔느냐고 타박도 없이
태초부터 사시던 이끼 그대로였다
바람을 휘어잡고 흰 두루마기 두둥실 태우고
순하게 키운 산아이들 철철이 옷 해 입히고
흰 머리띠 두르고 아리물 퍼내고 계셨다
한 시도 거른 적 없이 천 리 건너에 먹을 물 보내고 계셨다
이미 알고 있었던 것처럼
한강 언저리에 집 한 칸 마련하라 했다
자손들 사는 집에 가 보고 싶은 맘 예나 제나 똑 같다
갈 때는 흰뫼에서도 가장 높은 물 한 통 짊어지고 갈 고마
내려와 살자는 말에는
일 없다
걱정 말고 서울이나 잘 키워라.
검룡소 물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