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의 기억
산에 와서 깊은 허벅지를 만나다
태초의 둥지에서
능선을 따라 단풍 든 살점을 푹푹 삶고 있다
푸른 잎들이 다 모여서 효도잔치를 벌렸는가
봄에 핀 은혜를 잘 알고 부답하는 중
태어나고 단풍드는 일을 알기에
흐르다가 고이는 박물관 유물들이
거슥러간 동굴속에서 뒷걸음 치고있다는 것을 알기에
흘러간 것 ㅇ되새김
태어나지 못한 무정란이 굳어져
생명을 깐다
원시의 사립문이 열린다
시간의 족적이 옷을 벗는다
은밀하게 감추고 있던 허벅지를 들어 올려
잉태한 알집 탱탱하게
안개같은 부끄럼 덛어내고 있다
내가 살아있다